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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일/기사

[인터뷰] '최종병기 활' 박해일 "활 잡고선 2kg 줄었어요"


 


"촬영 끝나고 좀 '들락날락'했죠."

"외국으로요?"

"아니, 컨디션이요…."

웬만한 여자보다 작은 배우 박해일의 얼굴이 더 작아졌다. 영화 <최종병기 활>(감독 김한민ㆍ제작 ㈜다세포클럽, ㈜디씨지플러스)을 마친 뒤 몸무게가 2kg 가량 줄었을 정도로 체력 소모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최종병기 활>은 박해일이 출연한 첫 사극이다. 산비탈을 뛰어오르고, 구르고, 활을 쏘고 맞는 액션물이기도 하다. 분명 박해일에게는 하나의 도전이었다. 매번 다른 감독을 만나 새로운 세계를 맛보기를 즐겼던 그가 이번에는 두번째로 김한민 감독과 손을 잡았다.

"사극은 TV에서 매년 편성되는 장르잖아요. TV와는 다른, 스크린 속 사극 장르로서 달리 갈 지점에 대한 고민을 '활'이라는 소재로 풀어낸다는 게 마음에 들었어요. 활을 쥐었을 때의 느낌이 나쁘지 않았죠. 흔히 활 하면 로빈훗을 연상하지만, 활은 우리의 전통문화잖아요?"

90억 액션 사극 <최종병기 활>에서 박해일은 활을 쏘며 뛰었다. 좋아하는 술도 마다하고 날마다 컨디션 관리를 해야 했다. 김태성 카메라 감독과 함께 뛰며 역동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두 팔을 번쩍 올려 고개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쭉 훑는다.

"와이어를 설치해놓고 카메라가 이렇게 쭉 내려가죠. 저는 이 아래에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고요. 제가 활을 맞는 장면을 생동감있게 찍기 위해서였어요. 주변에 화약이 설치되어 있고…한 번에 OK가 나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처음 도전하는 장르에 대한 부담은 김한민 감독과의 호흡으로 극복했다. 박해일이 맡은 신궁 남이는 인조반정으로 일가족이 몰살 당한 뒤 누이 자인(문채원)과 단 둘이 살며 누이를 지키는 것이 삶의 목표. 자인이 혼례를 올리는 날, 청나라 정예부대에 의해 포로로 끌려가게 되자 활을 잡는다. 남이는 청나라의 명궁 쥬신타(류승룡)와 대결을 펼친다.

"류승룡 선배와 처음 해 보지만 편안하게 해 주셨어요. 문채원 김무열도 사극을 해 본 터라 제가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죠. 다들 공감대가 좋았어요."

박해일을 대중의 뇌리에 각인시킨 <살인의 추억>에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얼굴을 보였듯, 박해일은 어떤 그림도 그릴 수 있는 빈 도화지와 같은 배우로 평가 받는다. <연애의 목적>의 능글맞은 교사, <모던보이>의 엘리트, <심장이 뛴다>의 양아치, <괴물>의 학생운동 투사까지 교집합이 없는 작품을 모두 제 것인양 소화해냈다. 봉준호 김한민 감독 외에는 매번 다른 감독과 손잡는 것이 비결일까.

"예상하고 견주어서 가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일은 되도록 만들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을 때는 앓다가 지나가게 해요. 그게 '친환경적 인생' 아닐까요?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