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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일/기사

박해일,'최종병기 활' 활 쏘는 내 모습 99.9%

    
 

"한 번도 걸어보지 못한 길을 걸어본 초행길 같은 느낌? 이런 길도 있구나, 그런 기분이었다."
박해일이 '최종병기 활'에 대한 남다른 소감을 털어놓았다. 다양한 작품에서 수많은 색깔을 담아낸 그였지만, '사극'은 스크린 데뷔 후 10여년만의 첫 도전. 게다가 액션까지 소화했낸 그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청군의 포로로 끌려간 누이를 되찾기 위해 홀로 대륙에 맞서는 조선의 신궁 남이를 통해 카리스마를 마음껏 분출한 박해일의 영화촬영기를 공개한다.

-첫 사극이다.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장르인데가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가더라. 이번 작품 결정시 자신감이 유난히 많이 필요했는데, 아무래도 대화보다는 몸의 움직임이 많은 역할이니까(웃음). 다행이 '극락도 살인사건'의 김한민 감독과의 두 번째 호흡이라 부담감이 덜했다. 말도 타보고, 활도 쏘고 낯선 경험이 많았다.

-사극을 촬영하니 어떻던가.

▶분장 수염이 밥 먹을때 자꾸 입안에 들어가 끼더라(웃음). 혀에 걸리고. 수염이 나보다 더 긴 배우분들은 어떠실까 그 노고가 짐작이 가더라.

-가장 힘들었던 점은.

▶당연히 활과 말이다(웃음). 말은 제주도에 놀러갔을 때 탔던 경험밖에 없었는데, 그것도 '잘' 타야됐다. 한 겨울 얼음이 깔려있는 트랙 위에서 말을 처음 배웠다. 교관님이 첫 날부터 말을 타고 뛰라고 하더라. 타는 것도 떨리고 미치겠는데 뛰라니(웃음)! 처음부터 강하게 가르치셨다. 워낙 시간이 없었고, 빨리 겁을 없애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신 거다.

-극 중 남이는 뛰어난 활솜씨를 선보이는데, 연습은.

▶3개월 간 국궁을 배웠다. 활 연습과 동시에 말타기 연습도 했다. 국궁은 자세와 활대, 활시위만으로 결정된다. 게다가 컨디션에 바람까지 변수가 참 많다. 특히 활을 잘 쏘기 위해서는 기술만 좋다거나 팔힘만 좋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자세가 가장 좋아야 한다더라.

- 부상도 많았겠다.

▶활시위를 당기는데 팔에 자꾸 쓸리더라. 피멍이 잔뜩 들었다. 자세가 틀려 교정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영화 속 활 쏘는 장면? 99.99%내 모습이다(웃음). 낙마 사고는 2건정도 있었는데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이 영화의 매력은.

▶바로 활이다. 캐스팅 전 감독님이 내 손에 활 하나를 쥐어주셨다. 감독님은 이 작품을 쓰기 위해 1년 반을 활터에 다니셨다고 하더라. 국궁은 우리나라 전통적인 활쏘기 하닌가. 과거에는 아낙네들도 활을 쐈을 정도로 쉽게 접했다고 하더라. 활 소재가 국내 영화에서는 항상 부소재였는데,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 뿌듯하고 기분 좋다. 우리나라에 있는 멋진 전통이 영화를 통해 소개되는 것에 개인적으로 감사를 느낀다.
김리선 기자 ok@clubcity.kr 사진=김치윤 기자 cyk78@clubcit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