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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대가 박효신의 두 번째 선물, Gift II Live Tour

일시: 2010년 9월 26일 오후 7시, 장소: 서울 올림픽 공원 체조 경기장

지난 해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 'Gift Ⅰ'에 이은 두 번째 'Gift Ⅱ Live tour'가 지난 25, 26일 양 일에 걸쳐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힘입어 청중마저 동화 속 주인공으로 만든 마법 같은 향연. 그가 주는 두 번째 선물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꿈같던 가을 밤, 그 날의 감동 꾸러미를 다시 한번 열어본다.

많은 가수들의 콘서트 장소로 자주 이용되는 체조경기장. 언제 봐도 그 큰 규모에 놀라지만, 동일한 가수의 이틀에 걸친 콘서트에 이리도 많은 사람이 몰릴 수 있을지 감탄했다. 심지어 요즘 한창 바쁠 여자 아이돌 그룹마저 하나 둘씩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이 보이니 이게 바로 데뷔 11년차 가수 박효신의 힘이 아닌가 싶다.


두 번째 선물 상자를 열다.

오늘의 모티브인 노란 모자가 무대 중앙에 크게 자리잡고 있었고, 사회자가 등장해 세션을 소개하니 장내는 더욱 흥분하기 시작한다. 현악팀을 시작으로 금관, 코러스, 타악기, 밴드의 순서로 그의 음악을 더욱 빛내줄 이들이 모두 등장하고, 이어서 오늘의 진짜 주인공이 나타나니 청중은 더욱 열광한다. 이 열광을 그대로 이어 받은 오프닝 곡으로, 정말 오랜만에 듣는 4집 수록곡 'Hey U Come On'이 펼쳐졌다. 잘 짜여진 무대, 잘 짜여진 가수.

그 동안 박효신은 음악성뿐 아니라 종합 예술성까지 총체적 능력은 모두 길렀나 보다. 간단한 댄스까지 곁들인 오프닝 곡은 3집 앨범에 수록된 'It's Gonna Be Rolling'으로 이어졌고 발라드 가수 박효신의 섹시하고도 박력있는 무대는 장내의 모든 관객을 사로잡은 듯 했다. 2층까지 가득 메운 그의 관객은 성별, 연령대를 가리지 않는 모양이다. 아들, 딸과 함께 온 30대 여성 팬부터 시작해서 부모님을 모시고 온 팬, 과연 그의 1집 음악을 몇 살 때 듣게 되었을까 의구심마저 들게 만드는 어린 관객뿐만 아니라 이상하게도 그의 두터운 팬 층은 남성관객까지 한 몫 하니 이 다양하고도 수많은 관객 앞에 박효신은 힘이 날 만도 했다.



OLD & NEW


 그의 리메이크 앨범 [Neo Classicism]의 수록 곡 중 김현식의 곡을 리메이크 한 '사랑 사랑 사랑'에 이어 조관우의 '다시 내게로 돌아와'가 이어졌다. 처음 그가 리메이크 앨범을 발표한다고 했을 2005년 무렵, 의외의 반응을 보이는 시선이 많았지만 이 날의 공연을 보니 오히려 그때의 도전이 그의 음악인생에서 한번쯤은 있어도 좋을 법한 기회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 어떤 곡도 자기 만의 스타일로 만드는 힘이 그에게서 비춰졌다.

요즘 들어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가수 고유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보이스, 심지어 비주얼까지 갖추고 있으니 오래오래 사랑 받을 요소는 충분히 갖춘 게 아닐까. 특별히 '다시 내게로 돌아와'는 원곡과는 전혀 다른 그만의 특별한 느낌으로 매 공연에서 청중과 함께 사랑 받고 있다. 가사 "착각했었지"와 스캣 부분을 관객과 함께 나누면서 다시 한번 팬들을 하나된 목소리로 만들었다.

오늘의 공연에서 그의 클래식한 면모를 기대했다면 조금 어긋났을 지 모르겠다. 지난해 공연 Gift 1과 달리 전반적으로 그간 미디어를 통해 많이 전파된 곡들보다는 앨범 깊숙한 곳에 숨겨진 명곡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그의 마니아 층에게는 충분히 사랑 받을 만 했지만 타이틀 곡을 중심으로 듣고자 찾아 온 관객에겐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기획이었다.

하지만 콘서트가 다 그렇지 않는가. 가수 혼자 이끌어가는 180분 넘는 시간 동안 그간 보여지던 모습 이외의 조금은 다르고 새로운 매력을 느끼고 돌아간다면 최고의 공연을 선사 받은 것이다.

박효신도 그걸 잘 이용 한 건지, 이번 콘서트에서 이례적으로 신곡을 발표했다. 워낙 방대한 콘서트 장인만큼 음원 유출의 위험성이라든지 보통 가수가 쉽사리 발표하지 못하는 일을 그가 했다. 콘서트 장에서 신곡까지 들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큰 선물인가.

'Beautiful Day'라는 제목의 신곡은 레게 풍으로 이어지는 이전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의 곡으로 박효신 특유의 보이스와 절제된 기교가 돋보이는 곡이었다. 생각해보니 박효신 음악은 항상 잘 짜여진 클래식 음악처럼 느껴지곤 했다. 스트링은 언제 들어도 웅장한 게 그의 묵직한 보이스와 잘 어우러져 고급스러움마저 갖춰가고 있고, 슬슬 한기가 느껴지는 이맘때쯤 항상 제일 먼저 생각나는 목소리가 되어버렸다.

이날 깜짝 선물로 그의 어릴 적 모습이 담긴 영상과 함께 'Michael Buble(마이클 부블레)'의 'Home'을 선사했다. 실제로 힘들 때 많이 생각하게 되는 가사라며 관객과 함께 아련함을 나누기도 했다. 어린 시절, 신발이 비에 젖기라도 하면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 센스 있고 독특한 아이였다는 일화를 늘어놓으며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Remember the Time

역동적이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느라 땀으로 범벅이 된 그가 이제는 차분히 앉아 관객들과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지인들을 하늘로 떠나보내고 힘들었던 날들을 고백하며 특히 생전에 깊은 우애를 나눴던 고 박용하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을 흘렸다. 그는 고인과 생전에 무대에서 함께 노래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오늘 이 무대에 용하 형이 함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노래를 부르겠다'고 운을 뗀 뒤 일본에서 고 박용하가 발표한 '사랑이라고 부르는 지도'를 불렀다. '사랑이라고 하는 여행을 떠나요, 혼자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요.'와 같이 희망적인 가사와 밝은 멜로디가 그의 그리움의 눈물과 대조되어 팬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이어 함께 작업하던 모습과 설경을 배경으로 고인을 촬영한 미공개영상이 흐르는 가운데 박효신은 '사랑한 후에'를 열창했다. 그는 고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노래를 쉽게 이어가지 못해 관객들을 안타깝게 했다.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를 발랄하게 살린 이 날의 게스트는 서인국성시경이었다. 서인국박효신이 속한 기획사의 막내로 양일간 열린 콘서트에 연속 게스트로 출연했는데, 데뷔곡 '부른다'에 이어 아기자기한 안무가 돋보였던 '애기야'는 관객들의 끊임없는 요청으로 급히 안무 팀을 조율해 무대가 이루어졌다. 이어 등장한 성시경은 '좋을 텐데'와 '넌 감동이었어'를 불러 여전한 발라드 왕자임을 확인시켰다. 노래 중간에 무대를 걸어 나오다 예상보다 긴 무대 동선을 미처 파악하지 못해 무대 중간에서 곡이 끝나는 해프닝이 벌어졌는데, 2년의 군 복무 기간동안 감을 잃었다며 유머러스하게 멘트를 날렸다.


OLD & NEW

 게스트의 무대가 끝나고, 다시 무대는 하트모양이 그려진 주사위들과 무희들로 몽환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무대 위 스크린으로 나오는 'show me your love, tell me your love'와 같은 문구를 보고 박효신의 오랜 팬들은 진작에 다음에 나올 곡이 정규 2집에 실린 'Show Your Love'임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이어지는 무대는 뮤지컬 형식으로 꾸며졌는데, 무대 위에 꾸며진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벤치에 앉아 여성댄서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노래하는 퍼포먼스로 이어지자 팬들의 질투 섞인 야유가 쏟아졌다.

이어 선보인 'Deja-Vu'는 오리지널 버전과 댄스버전 두 종류를 선보였는데, 끊임없이 새롭게 곡을 각색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주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다시 분위기는 어둡게 바뀌고, 폭풍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얀 가면을 쓴 댄서들과 함께 퍼포먼스를 보이다가 줄을 타고 공중으로 사라진 그를 찾을 동안, 어느 새 무대 앞의 지하에서 나타났다. 마치 신기한 마술에 빠져든 아이처럼 관객들은 무대를 즐기기게 바빴고, 무대를 뛰어다니며 노래하는 그의 어깨 위에서 반짝이는 금술 장식은 날개가 펄럭이는 모습을 연상케 했다. 메텔, 후크선장, 알라딘 등 어린 시절 좋아하던 만화 속 주인공의 코스튬을 한 댄서들이 함께 춤추는 무대를 보니 어릴 적 놀이동산에서 악단의 연주와 퍼포먼스를 보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여러분 힘들지 않으세요?" 퍼포먼스를 위해 150m거리의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뛰어다닌 그가 관객을 향해 외쳤다. 콘서트 리허설을 위해 무대를 수십 번이나 뛰어다녀 그 동안의 거리를 합산하면 뛴 거리가 5km에 달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역시 콘서트의 달인은 음악적 발전과 끝없는 노력 없이 얻을 수 없는 타이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OLD & NEW

콘서트가 막바지로 향해갈수록 아쉬워하는 관객들에게 그는 지금까지 자신을 대중적으로 알리고 지금의 그가 있게 한 드라마와 영화 삽입곡들을 메들리로 선사했다. '화신(花信)', 눈의 꽃, 그리고 현재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아테나: 전쟁의 여신 (SBS 월화드라마) - Part.1]OST인 '널 사랑한다'까지 멈추지 않는 감동으로 누군가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사랑의 설렘을 선사하며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했다.

깊어가는 가을, 관객들은 여전히 감미로운 그의 목소리에 취해 콘서트의 감동이라는 선물꾸러미 하나씩을 들고 공연장을 나섰다. 데뷔 11년차 명실상부 대한민국 발라드 지존의 면모를 마음껏 발휘했던 소중한 콘서트. 앞으로 박효신의 세 번째, 네 번째 선물은 어떤 모습일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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