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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일/기사

[인터뷰] <최종병기 활> 박해일 “활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


[맥스무비=백종현 기자] 대뜸 악수부터 청했다. 예상한대로 군데군데 활의 흔적이 잡혔다. 그렇지 않아도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이 배우가 첫 액션영화를 만나 얼마나 혹독한 시간을 보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손이다. 박해일은 <최종병기 활>에서 청나라에 누이를 납치당한 조선의 신궁 남이로 분한다. 처음 액션이자 사극인 것도 모자라 충무로에서처음 시도되는 활 액션극의 중심에 섰다.

 

 

 

첫 본격 액션이자 첫 사극이었는데 결정하기까지 고민은 없었나.
고민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그걸 안고라도 움직여서 해보자고 맘 먹은 게 활 때문이었다. 활이 나한테는 굉장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기존 한국영화에서의 활이 액션의 도구로 서포트하는 느낌이 있었다면 이 영화는 전면에 나온다는 게 특별했고 그래서 반가웠다. 그런 호기심이 영화를찍으면서도 계속 이어졌는데 해보니 역시 재밌더라.

활을 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보이던데.
운동 신경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 활을 쏘는 게 뭐 어려울까 싶었는데 장난 아니더라. 팔뚝에 피멍 들고 손바닥이 다 까지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활 쏘기와는 차원이 완전 달랐다. 두발의 위치나 하체의 균형까지 생각하고 쏴야 한다. 팔 힘만 좋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손의 동작, 화살을 거는 위치까지 따져야한다. 처음엔 그게 안돼서 활을 쏠 때마다 활시위가 왼팔을 ‘딱’하고 때리고 그랬다. 피멍이 생길 정도로. 첫 날 그러고 나니 화가 나더라.

그래서 얼마나 연습한 건가.
될 때까지 했다. 엄지를 주로 사용하는데 나중엔 굳은 살이 생기는 걸 넘어서 굵기가 달라지더라. 피가 안 통하니까 자꾸 검어지고.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희열감에 흐뭇해졌다. 왜 기타도 처음에 배울 때 손끝이 저리게 아프다가 굳은 살 생기면서 급속도로 늘지 않나. 손이 아파서 자꾸 신경 쓰였던 게 사라지고 나니 자연히 자세도 좋아지고 활 쏘기도 수월해졌다. 사극 의상을 입는 것도

긴 수염을 붙인 것도 처음이다.
사실 굉장히 낯설었다. 홈쇼핑으로 구입한 옷을 입었을 때 내 옷 같지 않은 느낌이 들 때 있지 않나. 딱 그랬다. 주위에서도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의외로 잘 어울린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점차 적응이 되더라.

전작 <심장이 뛴다>에서는 줄곧 트레이복을 입었으니 상대적인 불편함이 더 컸겠다.
이것도 나중엔 그냥 츄리닝 같더라.(웃음) 물론 처음엔 불편했다. 전통의상이라 하나씩 하나씩 껴입어야 해서 무겁기도 했고. 겨울이라 따듯하긴 했다.(웃음) 
 
 


김한민 감독이 ‘남이’는 박해일을 처음부터 염두 해두고 만든 인물이라고 했다.
믿기가 힘들더라. ‘어느 부분이 나를 두고 썼다는 거지?’ 했다.(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말의 뜻은 시나리오에 박해일을 닮은 배우가 있다는 게 아니라, 박해일을 위한 캐릭터가 있다는 의미였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내가 캐릭터에 대해 이런저런 제안을 내놓으면 대체로 수용해주셨다.

<극락도 살인사건> 이후 다시 만난 김한민 감독은 어땠나.
여전히 이야기에 빠져있었다. 이야기를 하는 것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좋아하는 감독이다. 스타일리시하고, 숏 하나에 공을 들이고, 미학적으로 영화를 다루는 부분도 훌륭하시지만, 인물을 통한 이야기에서 특출한 분이다. 그만의 특유의 스토리텔링이 있다.

연극계부터 선배인 류승룡과 첫 호흡을 맞췄다.
같은 연극계통이긴 한데 내가 워낙 후배라 마주칠일은 사실 별로 없었다. 필모그래피상으로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겹치긴 하는데 그 때도 같이 붙는 신은 없었다. 오며 가며 인사만 하다가 처음 제대로 만난 거다. 솔직히 처음에는 어려운 선배 이미지가 강했는데 편하게 형처럼 대해줘서 금방 친해졌다. 강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섬세하고 유연한 부분이 많은 분이다.

위험한 촬영은 없었나.
청나라 병사의 막사가 불에 타버리는 틈을 타 말을 타고 활주하는 장면이 있었다. 몰랐는데 말이 되게 겁이 많은 동물이라고 하더라. 굉장히 사람 말을 잘들어서 유명한 명마였는데 그 장면에서는 컨트롤이 힘들었다. 양 옆에 불기둥이 올라오고 그 열기가 바로 느껴지니까 겁을 먹은 거다. 불이 생각보다 가까워서 나도 수염이 타들어갈까 봐 조마조마해 하면서 촬영했던게 생각난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런 촬영은 보통 무술팀에서 한다고 하더라. 뭣 모르고 내가 한 거지.(웃음)
 


 


촬영 중에 부상을 입지는 않았나.
오히려 어려운 촬영이 많아서 긴장을 많이 해야 하는 영화들은 잘 안 다치게 된다. 그런데 촬영 다 끝나니까 피곤이 몰려왔는지, 바로 2주일을 앓았다. 긴장을 놓으니까 정신적, 육체적 노동의 힘듦이 확 몰려왔나 보다. 육체적으로는 가장 힘든 영화였던 게 확실하다.

<최종병기 활> 전에 가장 육체적으로 힘든 영화는 뭐였나?
음, <연애의 목적>(웃음) 몸 많이 쓰는 영화잖나.(웃음)

그러고 보니 7년 묵은 그 핸드폰이 안 보인다.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스마트폰으로 바꿨다.(웃음)

언제 바꿨나.
이번에 사극하면서 바꿨다.(웃음) 아이러니하네.(웃음) 사실 바꿀 생각은 없었는데 전 핸드폰이 너무 오래 썼나 제 기능을 못 하더라.

이제 좀 스마트해진 건가.
글쎄. 잘 모르겠다. 산속에서 인터넷 할 때는 참 편해서 좋더라. 근데 이거 왜 이렇게 배터리가 금방 다는지 모르겠다. 스마트하게 여러 일을 하는 만큼 밥도 많이 먹나 보다. 지금도 충전 중이다.(웃음)

90억이 투입된 큰 영화인데 흥행부담이 안 들 수 없겠다.
흥행 때문에 옴짝달싹 못하는 편은 아니다. 내가 좀 무딘 편이기도 하고. 영화를 찍을 때는 사실 부담 가질 틈도 없다. 촬영 후에 홍보활동을 하면서 조금씩 실감하지만 그 때도 그냥 그 순간을 즐기는 것 같다. 지금도 1대1로 인터뷰하는 게 마냥 재밌다. 영화는 관객들이 좋게 평가해주실 거라 믿는다. 대사보다 몸이 움직이는 역동적인 영화니 즐길 부분이 많다고 본다. 박해일이란 배우가 기존 영화와는 전혀 다른 톤의 사극에 나온 것도 신선하게 봐주시지 않을까.(웃음)

사진: 권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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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님 드디어 스마트해 지셨어 ㅋㅋㅋㅋㅋ
이오빤 나이를 어디로 드시는건지 ㅠㅠㅠㅠ